2019.08.23 21:47
가을바람
小石 최용모 010 9087 5378
잠자던 개나리 흔들어 꽃 피웠던 봄날 너는 봄바람이었지
녹음 푸르게 함께 왔던 여름 바람 힘없이 물러가고
시원한 옷을 입고 가을바람 찾아왔다
기다렸었는데
이르지도 늦지도 않게 마침맞게 찾아왔다
어디서 왔냐 말 못하겠고
무엇하다 왔는지 묻지도 않을거야
한 동안 머물다가 어느 날 떠날 것인데
오래 머물라 말하지도 못하겠다
이제
반가움에 맞이했지만
떠날 때는 조용히
찬 겨울바람에 자리를 내주려는 너의 깊은 마음 헤아려본다
가을바람아
여름에 잘 자란 들녘을 부드럽게 만져다오
작은 땅 뙤기 앞밭에도
노인네가 아침마다 다녔던 뒷밭에도
멧돼지가 할퀴고 지나간 고구마 이랑에도
너의 부지런함을 나타내다오.
2019년 8월 23일 선풍기 날개를 쉬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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