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5월 31일 (수) 묵상이 있는 클래식 | 작성일 2017.05.31 조회 수:547 |
트리스탄과 이졸데 - 현대음악의 길을 열다 위대한 작품을 남긴 베르디와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 비밀스런 사랑, 금지된 사랑에 힘겨워하며 그 감정에 휩싸여 써내려간 음악이 바로 <트리스탄과 이졸데>입니다. 이때 정도되면 바그너의 음악은 원숙미와 심오한 깊이가 한결 더해지게 되는데, 기존의 오페라와는 뭔가 다르며, 좀 더 음악과 극이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작품을 그 스스로 ‘악극(Musikdrama)'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도 악극에 속하는 작품인데, 현실에서는 도저히 이루지 못할 금지된 사랑을 나누던 두 남녀가 결국 이 현실에 절망하여 동반자살한다는 켈트족의 유명한 고대 전설을 오페라로 만든 것입니다. 특히 <트리스탄과 이졸데> 1막 전주곡은 너무나 유명하지요. 아마 서양음악사상 가장 유명한 전주곡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요. 여기 첫 머리에 나오는 ‘트리스탄 화성’, 이 모호한 화성이 결국에는 현대음악으로의 길을 열게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바그너는 문장에서 주어를 모호하게 처리합니다. 주어가 모호하니 문장을 완결지어 줄 서술어도 자연스레 필요 없거나 모호해집니다. 결국 문장은 언제 어디서 끝날지 모른채 한없이 길어집니다. <트리스탄>의 음악이 이와 같습니다. 조성의 응결력이 해체되니 음악을 굳이 언제 어느 시점에서 끝내야 한다는 구속이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그 음악은 무한히 흘러갑니다. 마치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꿈꿨던 그 무한한 사랑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이를 가리켜 ‘무한선율’이라고 부릅니다. 서양음악사상 가장 결정적인 한 장면, 바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1막 전주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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