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롭 라이너(Rob Reiner) 감독의 영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를 하나님께 드리며 ‘가장 나다운 삶’이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동이를 걷어차다는 의미인데, 옛날 교수형을 집행할 때 양동이(bucket) 위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죽도록 했다는 말에서 유래된 속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버킷’이란 말에는 ‘죽음’이란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버킷 리스트란,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의미합니다.

성실하게 살아온 자동차 정비공 ‘카터’(모건 프리먼)는 암 진단을 받고 입원하게 됩니다. 그는 대학 시절 철학교수님이 과제로 내주었던 ‘버킷 리스트’가 생각나 병상에서 그것을 기록해 봅니다. 같은 병실에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입원합니다. 자라온 환경과 삶의 철학이 전혀 달랐던 이 둘은 ‘버킷 리스트’를 실행해 보자며 의기투합하여 병원을 뛰쳐 나갑니다.

아프리카 초원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무한 질주 카레이싱과 스카이 다이빙, 눈물이 날 때까지 웃어보기， 가장 장엄한 장면을 바라보기 등 버킷 리스트를 하나둘씩 실행해보며 목록을 지워 갑니다.

그러는 가운데 ‘카터’는 아내와의 소중한 감정들을 회복하게 됩니다.

한편 딸과 연락을 끊고 살아가던 ‘에드워드’는 딸과 화해를 합니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가 있었는데, 아름다운 자기 손녀의 볼에 키스를 함으로 이 리스트를 지웁니다.

‘버킷 리스트’는 먹고사는 생존을 위해 뒷전으로 밀어놓은 자신의 꿈을 의미합니다. 버킷 리스트를 실행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타자의 생각이나 바램이 아닌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 정말 멋진 일입니다.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Rend Girard)는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지닌 게 아니라 타자의 욕망을 모방하여 내면화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이를 ‘모방욕망’ 이라고 하였습니다.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 또한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선언합니다. 욕망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주어진다는 것이지요. 스스로 욕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외부에서 충동된 욕망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부모와 선생님처럼 내가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우리는 무수한 타자의 조합이고, 우리의 자아는 타자들의 욕망으로 조립된 자아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처럼 되고자 하기 때문에 자신의 잠재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주신 최고의 명품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려고 하는 것은 모조품으로 살려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나다운 삶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을 좇아 사는 삶입니다. 바울사도는 빌립보서 3장 14절에서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3:14)

버킷 리스트를 달성했다고 해서 나다운 삶, 행복한 삶은 아닐 것입니다. 하나님 없는 버킷 리스트는 아무리 신나는 일이라 할지라도 안개같이 사라질 허무한 일들입니다. 가장 나다운 삶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비전, 푯대를 좇아 사는 삶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성도에게는 세상의 버킷 리스트가 아닌 신앙의 버킷 리스트가 있습니다. 나날이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고, 예수님의 마음인 전도 선교 구제를 하고, 신구약 성경을 열 번 이상 통독하고, 주님이 주신 하루하루를 꽃봉우리처럼 기뻐하며 감사하며 사는 것이 성도들의 버킷 리스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