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7 이 기분 니는 모르제 | 작성일 2018.09.27 조회 수:4254 |
극동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입니다.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한글을 갓 깨우치신 할머님들의 시를 하나님께 드리며 ‘할머니가 되신 어머니, 감사합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웃집 할망구가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놀린다 / 지는 이름도 못 쓰면서 / 나는 이름도 쓸 줄 알고 버스도 안 물어 보고 탄다 / 이 기분 니는 모르제.
여든 세살의 늦깍이 나이로 한글을 깨친 강달막 할머니가 쓴 「내 기분」 이라는 시입니다. 시에는 웃음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까지 그려져 있어 보는 내내 햇가을 같습니다. 자신을 놀린 누군가를 향한 귀여운 복수는 깨웃음같이 고소합니다. 한글을 깨우친 것이 이토록 감격스럽고 고마울까요. 한글 뿐 아니라 영어도 하고 심지어는 중국어까지 하면서도 불평 불만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신 허옥순 할머니의 시 「사랑」을 읽으면 가슴이 짠합니다.
눈만 뜨면 애기 업고 밭에 가고 / 소 풀 베고 나무 하러 가고 / 새끼 꼬고 밤에는 호롱 불 쓰고 / 밥 먹고 자고 / 새벽에 일어나 아침하고 / 사랑 받을 시간이 없더라.
경북 칠곡의 소화자 할머니는 한글을 깨우치고 “시가 뭐꼬?” 하시며 이런 시를 쓰셨습니다.
논에 들에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일도 놓고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 /
뽀빠이 이상용씨가 진행하던 어느 TV프로그램에서 전남 곡성에 사시는 백 칠세나 되신 할아버지를 만나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이렇게 오래 산 비결이 무엇입니까?” “할아버지가 뭐야? 내가 형님이지...” “아, 형님 죄송합니다. 형님, 오래 산 비결이 뭐죠?” “비결은 무슨...안 죽으니까 오래 살았지!” 이상용씨가 계속 웃으면서 질문했습니다. “형님, 그 동안 살다가 미운 사람도 많았을텐데, 어떻게 다 참고 사셨어요?” “응 미운 사람들도 있었지. 하지만 그냥 내버려 뒀어. 그랬더니 지들이 다 알아서 죽던데 뭘. 미운 사람 있어도 그냥 즐겁게 살면 돼! 절대 화 내지마! 그래도 화날 때는 웃어버려!...”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철학자보다 철학자이고, 시인보다 시인이십니다. 온 몸으로, 온 삶으로 시를 써오신 우리들의 어머니는 어느새 하얀 꽃이 내려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잠언 16장 31절에 보면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하였지요. 머리에 면류관을 쓰신 할머니,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 코스모스같이 순수한 할머니들의 시를 읽노라면 늘 불평하며 사는 우리가 부끄럽습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레19:32)
레위기 19장 32절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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