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하나님께 - 딸꾹거리다 | 작성일 2017.02.07 조회 수:3014 |
‘딸꾹거리다’
극동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입니다.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황인숙 시인의 시 「딸꾹거리다」를 하나님께 드리며 ‘우리들의 아버지’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황인숙 시인의 시 「딸꾹거리다 1」 입니다.
아버지는 감자찌개의 돼지고기를 내 밥 위에 얹어주셨다 제발, 아버지 나는 그것을 씹지도 못하고 꿀꺽 삼켰다 그러면 아버지는 얼른 또 하나를 얹어 주셨다 아버지,제발 비계가 달린 커다란 돼지고기가 내 얼굴을 하얗게ᅵ 했다 나는 싫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물어보지도 않고 내 밥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주시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함경도식 감자찌개 속의 돼지고기...
좋은 말이 있고, 멋있는 말이 있고, 물컹 목이 메이는 말이 있습니다. ‘봄’은 좋은 말이고, ‘커피’는 멋있는 말이고, ‘아버지’ 는 목이 메이는 말입니다. 나이 들어서 손수건으로 살짝 문지르는 정도의 세련된 눈물을 흘리고 싶은데, 아버지! 하고 나직이 불러 보면, 왜 그리 콸콸 눈물이 쏟아지는지. 고상하고픈 허위를 다 깨는 아버지. 볼로네제, 봉골레, 크레페,...고상한 이태리 음식 프랑스 음식을 먹고 고상한 말을 하려는데, 함경도식 감자찌개, 그 속의 돼지고기로 모든 말문을 막히게 하는 아버지. 좋은 시인 이성복 님의 시 「꽃피는 아버지」 중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나무는 웃고만 있었다 그날 밤 아버지는 쓰러진 나무처럼 집에 돌아왔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내가 떨어뜨린 가랑잎이야.”
우리들의 아버지는 남산 위에서 철갑을 두른, 바람 서리에도 불변하는 소나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쓰러진 나무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쓰러지면서도 꽃 피우고 싶은 아버지가 우리에게 말합니다. “너는 내가 떨어뜨린 가랑잎이야”
노벨상을 받은 인도의 시인 타고르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타고르가 어느 날 배를 타고 갠지스 강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수면,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풍경이 삼라만상을 잠재우는 듯하였습니다. 그때 돌연 물고기 한 마리가 펄쩍 뛰어 고요를 깨며 배를 가로질러 강 건너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석양에 물든 강물에 황금 파문이 번졌습니다. 타고르는 감탄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아,이것이 자연이로구나!” 그런데 뱃사람이 한마디 했습니다. “아이구 아깝다. 물고기가 배 안에 떨어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이야기를 듣고 타고르는 시인, 뱃사람은 야만인, 타고르는 고매하고, 뱃사람은 속물이라고 해석한다면, 이 땅의 모든 아버지는 속될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에는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가, 갠지스 강에서 피어나는 그 어떤 시상(詩想)보다도 청아합니다. 배고픈 내 새끼 밥 먹이는 일이라면 속물이 되도 좋다는 게 에비 마음입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좋은 말이 있고, 멋있는 말이 있고, 물컹 목이 메이는 말이 있습니다. ‘봄’은 좋은 말이고, ‘커피’는 멋있는 말이고, ‘아버지’ 는 목이 메이는 말입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에배소서 6장 2절의 말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