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순례

헤르만헤세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헤르만 헤세의 단편 소설 「동방 순례」 를 하나님께 드리며 ‘섬김의 종으로 사십시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전쟁 이후에 영적 정신적 각성을 위해 순례자들은 동방으로 순례를 떠납니다. 순례 도중에 멸시와 방해를 받기도 하였고, 젊은이들이 동참하여 함께 걷는 좋은 체험도 합니다. 이러한 순례 길에 가장 힘을 되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단연 하인 레오(Leo)입니다. 그는 허드렛 일을 하면서 섬기고,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지친 여정 속에서 쉼터가 되어 주었습니다. 불평이나 하소연을 들어주었고, 가야할 방향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격려도 해 주었습니다.

잘 진행 중이던 순례는 어느 날 하인 레오가 실종된 후 혼란에 빠집니다. 순례자들은 서로 갈등하게 되고 무기력해졌으며, 믿음이 사라지고 가치와 의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그들은 사라진 레오같은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후일에 하인 레오가 사실은 그들이 속한 교단의 지도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지도자가 하인이 되어 그들과 함께했던 것입니다.

미국 전신 전화회사 AT&T 의 로버트 K. 그린리프 부회장은 1977년 「서번트 리더쉽 (Servant Leadership)」을 저술합니다. 그가 제시한 서번트 리더십, 즉 섬김의 리더십은 이후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 워런 베니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리더십의 대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그린리프는 자신의 「서번트 리더십」을 바로 헤르만 헤세의 《동방 순례》에서 영향을 받아 집필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번트 리더십이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사원, 고객 및 공동체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요청을 만족시키기 위해 섬기는 리더십’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섬김의 리더십’은 헤르만 헤세나 그린리프가 주장하기 전에, 이미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경적 리더십의 핵심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0장 26절에서 27절의 말씀입니다.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마20:26-27)

몸을 구부리고 섬겨야 보이는 세계가 있습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하나님의 은혜도 높은 마음이 아닌 낮은 마음에 담깁니다.

우리는 흔히 기둥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둥을 잘 보십시오. 기둥이 혼자 세워져 있으면 폐허입니다. 기둥이 있음으로 벽이 세워지고 지붕이 얹어질 때, 비로소 기둥의 존재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둥 같은 사람이란, 이웃을 버티게 해주고 세워주는 섬김의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섬김의 종이 진정한 리더요 선한 목자입니다.

보스와 리더는 다릅니다. 보스는 군림하려 하지만, 리더는 섬기려 합니다. 카우보이는 양의 뒤에서 양들을 몰아 가지만, 목자는 양들의 앞에 서서 역경을 헤치며 이끕니다.

기독교가 인류에 끼친 가장 큰 공헌 중의 하나는, 낮은 사람을 발견하여 그들을 섬긴 것입니다. 기독교는 소외된 여자를 발견했습니다. 흑인을 발견했고, 노예를 발견하고 장애인을 발견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을 모두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존귀한 영혼으로 살게끔 섬겼습니다.

이러한 섬김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물은 자신을 주장하지 않으며，낮은 곳으로 흘러가서 만물을 키워줍니다. 척박한 이 세상에 진정 필요한 리더는, 레오와 같은 물과 같은 섬김의 리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