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에 중학교 입학 감사합니다. | 작성일 2015.03.17 조회 수:656 |
작성자 태리머덜 | |
안녕하세요? 기도로 생활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 글 올립니다. 제가 근무하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2년제 학력인정 주부학교입니다. 50년 60년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제 때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셨던 소녀들이 지금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는 사연 많은 천백여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임하는 중학교 1학년 5반 재적 42명 중 크리스찬이 26명으로 62%입니다. 저 역시 이 학교에 근무하며 전도의 사명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교정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선생님~ 방송에서 선생님 사연 들었어요.~" 하고 반기는 학생들이 있을 때 저도 매우 반가워요. 이번에 86세의 나이로 중학교에 입학하신 저의 반 김순녀 학생의 입학소감문을 올려봅니다.
여든이라는 나이에 나도 놀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여든 여섯이다. 당뇨가 좀 있고 대상포진을 앓기도 했지만, 큰병 없이 학교 잘 다니고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면 나는 행운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남편 일찍 사별하고 막막한 어둠 속에 있을 때 지인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며 주님께 기도하며 두렵고 어두운 삶을 헤쳐나갔다. 믿음 생활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항상 함께 했다. 86세의 나이로 뒷방 늙은이가 아닌 당당한 중학교 1학년 학생으로 희망찬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다 주님의 은혜라 생각한다. 나는 1930년 1월 서울 종로구에서 3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여서 학교에 갈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집안일 돌보며 있다가 22세에 결혼하고 두 아들을 낳았다. 행복도 잠깐 1.4 후퇴 때 남편이 죽고 혼자서 두 아들을 키웠다.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로 살면서 항상 마음 한곳에서는 공부가 하고 싶었다. 4년 전 양원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마음이 설레였고 열심히 학교 다녔다. 지금 중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또 다른 환경 속에서 설렘 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반이다. 두 아들은 각각 대전과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난 혼자서 살고 있다. 내 옆에는 성경책이 있어 성경을 읽으며 마음이 항상 든든하다. 우두커니 앉아 있어야 할 늙은이가 매일 학교에 가서 새로운 것 듣고 배우고, 급우들과 이야기 하며 놀고,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지만, 그럴 때면 급우들끼리 독려하고, 믿는 학생들은 함께 기도한다. 나이 생각 안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식이 있는 멋진 나를 만들어 가겠다.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인간으로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주님 안에서 기도하며 꿈을 향해 가고 있는 김순녀 학생에게 찬송가 선물하고 싶습니다.
내 짐 맡은 우리 구주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사 정선숙(서울 마포구 염리둥 45번지, 010-9986-3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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